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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교넷 이야기-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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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1,559회 작성일 13-12-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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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학교 운동, 잠깐 서서 돌아보니

 

 

최탁, 경기새학교넷집행위원장

 

 

2006년 가을경 경기도에서 스쿨디자인21이 조직된 후 경기도를 시작으로 나름 조직적인 새로운학교 운동이 시작되었다. 학교교육과정을 수립하고, 교과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수업을 바꾸고, 학교문화를 창출하고자 했다. 진보교육감을 만나 혁신학교로 이어지면서 함께 하는 동료들은 학교를 만드랴, 강의하랴, 홍보하랴, 학교를 찾아온 선생님들을 안내하랴 몇 년을 쉴 새 없이 달렸다. 그 중 한 사람으로서 올해 연구년을 지내느라 조금 여유를 가진 사람으로서 궁금했다. 새로운학교운동, 도대체 무엇을 남겼는가?

 

역동성: 아름다운 질서에서 가치로운 삶으로

 

기존의 우리 사회는 아름다운 질서를 추구하였다. 머리 권력에서 뿌리 권력까지 세분화하여 각 역할을 설정하고 각자의 역할을 완수하게 되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가 살아 움직이게 되는 아름다운 질서. 교육 역시도 이런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였다. 교과, 교사, 업무, 교육주체, 관계, 행정 등 모든 것이 분류되어 각자의 역할에 대해서만 고민하면 되었다. 질서는 수직적 위계를 기본으로 하며 작동의 원동력은 두려움이었다. 국가는 교사에게 승진을 통해 두려움을 주었고, 교사는 학생에게 공부를 통해 두려움을 주었다.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 시 생기는 불이익. 학생들은 그것을 본능적으로 학습하여 자기보다 약한 친구를 대상으로 두려움을 주고 있다. 아름다운 질서가 선물한 고립과 두려움에 대한 저항이 새로운학교운동으로 구체화 되었던 것 같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폭력적인 수준에서 배려의 수준으로 그 품위가 계속 달라지긴 하지만 어떤 사람도 존재감 없이 살고 싶진 않다. 새로운학교는 최선을 다 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교류의 장이다.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수준, 다양한 특성, 다양한 욕구가 서로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엇이 될 것인가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삶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그 속에서 학습하는 삶을 실천하고 민주주의를 살아내며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롭게 사는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함께의 힘으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학습의 힘으로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집단지성의 힘으로 반칙을 예방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학교운동의 결과물은 역동성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 다양성의 조화로 학습하는 삶을 제공하였다.

 

새로운학교는 소통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학문이 소통하고, 주체가 소통하며, 서로 다른 경험과 수준 · 서로 다른 욕구와 관점이 소통한다. 이는 풍부한 지적 · 문화적 · 감정적 자극을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이해와 수용을 넓히고 세상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었다. 함께 성장하는 학교, 보다 가치로운 삶의 추구를 통해 학습하는 삶을 살아가게 한 것이다. 각자의 주체성을 인정하여 자발적 실천을 격려하고 서로의 실천이 소통되도록 하는 역동성의 메카니즘. 지식이 아닌 지성을 위한 교과재구성, 협력학습, 전문적학습공동체, 거버넌스, 전문가와의 공동수업, 협의회 등은 다양성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학습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 협력적 배움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교사들이 경험한 교육은 교사가 쉽고 재미있게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이를 기꺼이 듣고 이해하여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 개별적 노력으로 임용고사를 통과하여 교사가 되었다. 점수와 합격은 모두가 관심을 가져줬지만 어떻게 배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는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학습의 성패에 대한 위로와 축하의 말 역시 거의 듣지 못했다. 개인적 학습을 실천하며 살아왔던 교사들이 협력의 배움을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학교에서의 소통은 지루했고 고통스러웠다. 수준 낮은 이야기와 이해할 수 없는 욕구,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 가치롭지 않은 욕구와 열등감이 팽팽하게 대결하고 서로를 생채기 내고 있었다. 소통의 시간이 끝나면 서로의 다름만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꿈이 있는 학교, 모두에게 배움이 있는 학교, 지성-감성-심성이 조화롭게 성장하는 학생, 공동체학교, 자발성과 기다림은 함께 원하는데 소통은 고통이었다. 이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면서 동료에게서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현상에서 문제나 의미를 발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확인하였다. 소통을 통해 배운다는 것은 동료의 존재와 삶을 존중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 그의 욕구와 감정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모든 고통은 동료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문화는 참으로 권위적이고, 일방적이고, 비인권적이고, 폭력적이었나 보다.

고통의 소통시간을 보내면서 이를 빨리 통과한 몇몇이 동료성, 경청, 배움의 삶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협력적 배움의 실체를 어느 정도 공유하게 되었다. 모든 이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배운다. 교사들이 협력적 배움을 실천하지 못할 때 아이들은 무엇을 통해 그것을 실천할 수 있을까? 머리로 이해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것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삶이 된다. 새로운학교운동은 협력적배움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 민주주의를 실천하게 되었다.

 

학생자치를 시도하면서 고발과 분노, 학년 간의 위계와 소외의 장을 마련해준 것 같아 우려스럽고 불편하였다. 구호로서의 상호존중은 규칙과 인내만 존재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타인의 말을 들으며 의미와 감정에 집중하는 경청의 문화, 참여하고 선택하는 주도권의 부여, 믿음과 기다림, 편안한 관계가 있는 문화가 곧 민주주의라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였다. 학생 중심의 학교 운영, 창의지성교육과정, 활동과 소통의 수업, 함께 배움을 실천하는 교실을 추구하면서 민주주의를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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